바우지움 조각 미술관
바우지움 조각 미술관은 강원도 고성에 위치하고 있다. 바우는 강원도 사투리로 바위라는 뜻인데, 바우지움은 설악산의 험준한 산세와 바위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미술관이다.
5,000평 규모의 바우지움에는 총 3개의 전시관(내부공간)과 5개의 힐링 정원(외부공간) 그리고 카페, 아트샵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위치하고 있다. 티켓을 잘 보면 바우지움 입장권에는 카페바우 아메리카노 1잔이 포함되어 있다.
콘크리트와 골재
주 출입구로 진입할 때 바닥에 포장된 쇄석들과 시멘트 피복이 적당히 벗겨진 콘크리트는 아주 거친 느낌을 준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바우지움에서만 볼 수 있는 거친 느낌이다.
이 거친 느낌은 콘크리트의 물성에 대한 이해가 아주 많아야 하는데, 골재와 시멘트를 배합하여 만드는 콘크리트는 시멘트 피복층이 벗겨지면 골재가 드러난다. 하지만 보통콘크리트의 골재의 최대치수가 40mm임을 감안한다면 바우지움의 골재는 정말 크기가 큰 편이다. 골재로 보기보다는 아마 메인컨셉인 바위나 돌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시공과정은 보지 못했지만 거푸집을 짜놓고 개비온처럼 큰 석재를 채운 뒤 시멘트나 레미콘을 타설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시멘트가 경화되기 전 물로 씻어내지 않았을까.
재료의 물성에 대한 간단한 이해로 새로운 스킴을 만들어 낸 설계자와 끝까지 구현해 낸 시공사가 참 대단하다. 참고로 바우지움에 사용된 다양한 크기의 돌은 대관령 터널을 만들면서 나온 돌 부스러기라고 한다.
전시와 빛의 관계
A관 근현대 전시관의 전경이다. 좌우로 시원하게 뚫린 통창으로 워낙 채광량이 많기 때문에 바우지움 내부에는 조도를 위한 조명보다는 조각품을 비추는 스팟등이 주로 설치되어 있다.
전시물품의 색감이 대체적으로 어둡기 때문에 내부는 전시품을 강조하기 위해 화이트톤의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창호 프레임 색상도 화이트톤이다.
수공간과 바우지움
바우지움 A관 근현대관과 이어지는 수공간. 수공간의 좌측 우측은 거친 콘크리트로 쌓여있다. 물은 반대편의 소나무나 설악산의 수려한 산세를 반사시키는데, 이 이미지는 설계자가 초기부터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날씨가 흐린 날에 방문했는데, 화창한 날에 방문하면 하늘이 더욱 극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수공간의 반대편에서 바라본 바우지움. 개인적으로 바우지움 A관의 건축적 조형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자연적 요소가 상당히 아름다운 외부의 풍경에 방해가 되는 느낌. 아주 존재감을 강하게 드러냈거나 혹은 반대로 건축물이 자연 요소인 바위가 되었으면 어땠을까.
콘크리트 벽의 조형미
바우지움 조각 미술관에서 콘크리트는 단순한 담장이 아니다. 거친 석재가 드러난 콘크리트는 그 자체로 조형미가 있다. 이 아름다운 오브제에 간단하게 프레임만 뚫어도 풍경이 된다. 바우지움 미술관은 내부보다 외부 공간이 훨씬 좋았는데 이는 이 콘크리트 벽체에서 오는 힘 때문인 것 같다.
바우지움 콘크리트 벽체에는 물끊기가 되어있지 않다. 보통 깔끔한 노출콘크리트 연출을 위해 벽체 상부에 두겁을 대기도 하지만 물 자국이 흘러내린 콘크리트 벽체는 세월이 지날수록 멋스럽게 늙어갈 것이다.
커튼월과 기둥
전시관이나 박물관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전시품이 건축 구조물로 인해 방해가 되면 안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전시실은 보통 무지주 공간(기둥이 없는 공간)으로 많이 이루어져 있다.
바우지움의 독특한 디테일 중 하나는 바로 이 기둥에 있다. 대략 2m 정도 간격으로 위치한 경량 철골 기둥은 커튼월의 멀리언과 결합되어 있다. 이 때문에 기둥과 커튼월 멀리언은 일체화될 수 있고 관람객들은 시선이 분산되지 않으며 전시에 집중할 수 있다.
동일한 스팬으로 기둥을 계획하여 커튼월 멀리언을 배치할 경우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코너부위다. 바우지움의 코너부위는 다른 기둥과 멀리언이 결합되는 방식과 다르게 살짝 이격이 되어 있다. 이러한 세세한 디테일이 건축물 전체의 격을 올려준다.
외부조형물
바우지움에는 다양한 규모의 외부공간들이 있는데 각 외부공간마다 전시가 이어진다. 물론 나는 작품보다 콘크리트 벽에 시선이 더 갔다.
카페바우와 아트스페이스
바우지움 본관의 전시를 마치면 카페로 가는 길을 마주하게 된다. 벽면의 골재들이 흘러 바닥으로 쏟아진다. 연출이 너무 좋다.
카페바우 옆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 이곳도 마찬가지로 조명이 많지 않다. 내부에 설치된 수공간과 천창은 서로 동일 선상에 위치하여 마주하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저 수공간에 해나 달이 걸리기도 하겠다.
입장권에 포함된 커피를 한잔 하기위해 방문한 카페 바우. 전시를 보느라 지친 다리를 쉬게 해 주는 동선으로 딱 좋다.
마무리
포스팅 내용 외에도 고성 바우지움 미술관에는 뛰어나고 아름다운 공간이 많습니다. 메인컨셉인 바위를 상징하는 거친 콘크리트 벽은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속초나 고성에 여행을 왔다가 건축물 답사를 원하시는 분들은 꼭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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