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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ural Archives

강원도 양양 감성 숙소_소소한 이야기(202호)

소소한 이야기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숙소를 정하는 것이다. 최근 핫해진 양양을 다녀왔는데 숙소가 상당히 인상 깊어 소개하려고 한다.

 

외부는 상당히 소소하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의 외관이다. 하지만 소소한 이야기의 진가는 내부 객실에서 드러난다.

 

벽돌의 쓰임

파벽돌(벽돌타일)인데 코너재가 있는 타입을 쓴것인지 혹은 진짜 벽돌을 사용한 것인지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소소한 이야기의 외장은 벽돌이 사용되었다.

소소한 이야기의 인상깊었던 것은 공용부 로비와 계단 바닥이 전부 파벽돌(벽돌타일)로 되어 있는 것이다. 건축물의 외장에 사용되었던 재료가 내부까지 밀고 들어오는 경우 디자인적으로 통일감이 있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전이공간과 마감의 관계

외장에 사용된 벽돌은 객실 바로 앞까지 연결된다. 복도는 전이공간으로 프라이빗한 성격의 객실과 퍼블릭한 성격의 로비의 전이공간 역할을 한다.

 

소소한 이야기의 전이공간에는 객실에 주로 사용된 나무(목재)마감과 로비에 사용된 벽돌 마감이 서로 섞이는 부위기도 하다. 설계자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공간의 성격을 마감으로 구분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로 보인다.

 

목재가 주는 따스함

주거나 숙소로 사용되는 공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바로 공간이 주는 따스함이다. 나무는 그 질감에서부터 색감까지 우리에게 굉장히 친숙한 재료인데, 소소한 이야기 내부는 많은 부위에 목재가 사용되었다.

목재는 우리에게 따스함이라는 느낌을 준다. 이 때문에 소소한 이야기 객실은 규모가 크지 않지만 굉장히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든다. 잠자리를 많이 가리는 나도 덕분에 꿀잠을 잤다.

 

툇마루의 재해석

전통적인 한옥 온돌방 전면에는 대부분 툇마루가 구성된다. 툇마루는 통로 구실을 하기도 하고 간단한 가사를 처리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소소한 이야기는 툇마루를 재해석한 공간이 숨어있다.

 

비 오는 날 창문 밖의 풍경을 구경하면서 막걸리를 마셔도, 추운 겨울 이불을 덮고 독서를 하며 귤을 까먹어도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좁은 공간이지만 레벨차를 이용한 툇마루는 소소한 이야기 객실을 더욱 다채롭게 만드는 요소이다. 비가 온 다음날 툇마루에서 맑게 갠 하늘을 구경하는 묘미가 참 좋았다. 창밖 너머로는 하조대 해수욕장도 보인다.

 

침상형 침대

평소 하드한 매트리스 질감을 선호하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침대에 누우면 잠을 설치는 버릇이 있다. 소소한 이야기 침대는 적당히 하드해서 편하게 잠을 청했는데, 이 침대를 소개하는 이유는 매트리스 때문은 아니다. 바로 매트리스가 올려진 침대 프레임에 대한 이야기다.

 

침대 프레임이 바닥에서 솟아오른 것 처럼 마감을 일체화시켜 만든 침상형 침대이다. 아주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건축당시에 설치하면 실제 침대 프레임보다 저렴하게 설치할 수 있어 신축 현장에 많이 설치하고 있는 추세이다.

소소한 이야기 침상형 침대는 매트리스를 나무 프레임로부터 400mm 정도 이격시켜 선반의 역할도 하고 걸터앉는 의자의 역할도 한다. 궁금한 건 못 참는 성격이라 그새를 못 참고 매트리스를 파헤쳐봤다. 내 집을 짓는다면 저런 침상형 침대를 설치하고 싶다.

 

슬라이딩 도어와 숨은 공간

소소한 이야기의 작은 공간에는 한 가지 비밀이 있다. 부엌이 있는데 바로 숨어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슬라이딩 도어이다. 위 이미지는 복도가 열린 상태인데,

이렇게 복도를 닫으면 짠 하고 부엌이 나타난다. 미니멀한 인테리어에서 가구로 부엌 싱크를 가리는 방법은 있지만 슬라이딩 도어로 저렇게 부엌을 가리는 생각을 해내다니. 설계자의 세심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간접등과 분위기

소소한 이야기 객실에는 내부에 조명이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눈이 굉장히 편안한 느낌을 많이 느꼈다. 조명은 공간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인데, 소소한 이야기 객실내의 조명은 대체적으로 간접등으로 계획되어 있다. 툇마루 미닫이 문이 설치된 곳에 하나, 슬라이딩 도어가 설치된 곳에 하나.

 

최근 간접등을 설치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는데 간접등이 공간에 보내주는 빛의 각도와 조도가 은은하기 때문이다. 주거 공간이 아주 밝아야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따뜻하고 분위기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바베큐장

소소한 이야기의 바베큐장은 본 건물 외부에 따로 자리하고 있다. 비오는 날에 방문을 했더니 바베큐장 내부 전체를 독차지할 수 있었다.

 

마무리

이상으로 소소한 이야기 방문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전반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잘 쉬었습니다. 바베큐도 하고 툇마루에서 대게찜도 먹었는데 키토산 알러지가 있어 복통으로 고생 좀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 핫한 인구 해변이랑은 차타고 대략 10분 정도 걸리는 것 같습니다. 숙소 바로 앞에 CU편의점도 위치하고 있고 하조대 해수욕장이 걸어서 3분도 안 걸렸던 것 같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 방문하시는 분들은 꼭 하조대 해수욕장도 가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