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과 한옥
북촌은 한옥이라는 한국 전통건축 양식이 밀집되어 있는 마을이다. 서울의 도심 한가운데서 볼 수 있는 전통건축양식이기에 다른 핫플레이스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이 때문인지 북촌을 투어 하다 보면 한국 사람보다는 외국인 관광객이 훨씬 많다.
설화수의 집
설화수의 집은 북촌에 위치한 설화수의 플래그십 스토어이다. 1930년대에 지어진 한옥과 1960년대에 지어진 양옥을 리노베이션한 공간으로, 건축물의 전체적인 조형미가 좋다기보다는 작은 스케일의 공간이 연속되는 시퀀스가 매력적인 곳이다.
응접실과 오브제
첫 진입공간인 응접실의 분위기는 기존의 한옥과는 달랐다. 본래 한옥의 미를 나타내는 따뜻한 느낌의 목재들과 모던한 형태의 오브제들의 조화는 신선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한옥 리노베이션 part 01(창호 디테일)
한옥의 뼈대는 목구조로 이루어져있다. 우리가 흔히 설치하는 시스템 창호는 크게 알루미늄 프레임과 pvc 프레임으로 나뉜다. 위 두 프레임이 목재와 만나는 경우 재료의 조화가 쉽지 않다. 설화수의 집에서 매우 인상적인 부분은 창호 프레임인데 창호를 마감 시공 전 설치한 뒤 마감재로 프레임을 숨기는 까다로운 디테일이 돋보인다. 이러한 세세한 디테일은 공간을 더욱 세련되고 깔끔하게 만들어준다.
한옥 리노베이션 part 02(조명, 에어컨, 설비 등)
한옥 리노베이션에서 용마루와 서까래는 인테리어에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한옥은 지어진 시기가 오래되어 리노베이션 할 경우 천장 속 설비 공간이 마련되어있지 않다. 이는 조명 및 에어컨 등 설비를 새로 설치할 경우 배선이나 설비관들이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화수의 집의 천장을 잘 보면 스팟 등은 지붕의 양쪽 끝에 에어컨 실내기는 지붕 끝쪽 한쪽 켠에 위치하고 있다. 간간히 펜던트 등이 설치된 곳도 있다. 다른 공간의 경우 스팟 등과 펜턴드 등만으론 조도 확보가 어려웠겠지만, 한옥 외벽의 많은 부분을 과감하게 오픈시켜 실내는 충분히 밝았다.
골칫거리 맨홀
건축물에 필요한 수도, 전기, 가스 등 다양한 설비 배관들은 도로를 통해 들어온다. 이는 그로 인해 발생되는 맨홀도 건축물 전면부(도로 측)에 돌출될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설화수의 집은 미관상 좋지 않은 맨홀을 가리기 위해 특별한 디자인 센스를 보여준다. 바로 맨홀 부분을 플랜트 박스화 하여 조경 공간으로 바꾼 것이다. 맨홀의 입구 부위는 뿌리가 얕은 관목이나 고사리류를 식재하였고, 다른 부분은 교목으로 소나무를 계획하였다. 조경 공간으로 낙하를 방지하기 위한 난간도 디자인이 훌륭하다. 법적으로 난간이 생겨야 하는 공간은 아니지만 방문자를 위한 설계자의 세심한 배려가 좋다.
채 나눔과 전이공간
한옥은 구조 상 여러 개의 독립된 채로 구성되어 있다. 이로 인해 전시 공간도 내부-외부-내부-외부를 반복하는 구조로 되어있는데, 날씨가 좋은 날은 전시의 구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전이공간 곳곳에 설치된 풍경종이 마음에 들었는데, 전시 동선의 안내를 도와준다.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_필로브
한옥 관람을 마친 후 이어지는 양옥은 굉장히 모던한 느낌의 공간을 갖고 있다. 내부에 설치된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는 필로브 제품인데, 다른 브랜드와는 다르게 얇은 슬림바를 다룬다. 입면에서 보이는 슬림바의 두께가 픽스창 기준 38mm 정도로 굉장히 얇아서 많은 건축가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양옥 리노베이션(조명, 에어컨 설비 등)
양옥도 한옥과 마찬가지로 직접 광원은 많지 않고, 간접등과 스팟등으로 조도를 확보했다. 에어컨은 시스템 에어컨이 아닌 덕트형 에어컨을 설치하였는데, 최근 많은 상업시설에서 도입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미장마감 그리고 히든 도어
문을 문처럼 보이지 않게 하는 인테리어가 최근 유행이다. 이 인테리어를 구현하고 싶을 경우 두 가지의 문제점이 있다. 바로 문선(도어 프레임)과 문의 경첩이다.
히든 도어의 경우 현장에서 문선(도어 프레임)을 직접 제작하는 방법과 기성품이 있는데 화장실과 같이 습기가 많거나 물을 쓰는 공간은 도어의 유지관리를 위해 지양하는 것이 좋다. 벽체의 마감이 도장이나 미장일 경우 문을 같은 재질로 마감하면 아주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유리난간과 유리집
난간의 종류와 형태는 인테리어에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유리난간은 공간을 더욱 넓고 가볍게 만들어 주는데, 설치할 시 유의사항이 있다. 바로 유리를 잡아주는 하부 구조물(유리 집)과 손스침이다.
설화수의 집 난간처럼 깔끔한 유리난간을 시공하기 위해선 설계자와 시공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첫 번째 계단 마감이 되기 전 완성된 구조체(골조)에 유리 집을 선시공하여 매립해 놓은 뒤 두 번째 매립된 유리집에 유리난간을 설치하고, 마지막으로 건축 마감이 붙는 순서로 시공하여야 한다.
아기자기한 소품, 안내문구, 콘센트
설화수의 집 양옥 내부에는 아기자기하고 이쁜 소품이 많다. 안내문구는 회색 시멘트면을 배경으로 심플한 텍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콘센트는 유럽식 콘센트로 독일 융(JUNG) 제품인 듯 보인다.
마무리
포스팅 내용 외에도 북촌 설화수의 집에는 다른 뛰어난 공간이 많습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선정된 부분만 포스팅을 하였으며, 히든도어와 유리난간 디테일이 궁금하신 분은 댓글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아는 한 간단한 스케치와 함께 설명드릴 수 있고 디테일은 정답이 없기에 북촌 설화수의 집 디테일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 양해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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