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학과 강렬한 색채
디스케이프는 고양시 덕양구의 한적한 교외지역에 위치해 있다. 건축물을 마주한 첫 느낌은 묵직함과 단단함이다. 외관에서 보이는 붉은 톤의 강렬한 색채가 주는 강렬한 느낌은 디스케이프를 더욱 유니크하게 만든다. 이 붉은 톤의 마감재는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도 사용되어 묵직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주말 나른한 오후, 손님이 많은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는 무언가 고요한 분위기였다.
스타코 외장재
첫 번째로 이 붉은색 마감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강렬한 색채의 붉은 톤은 남미나 남부 유럽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의 색감이다. 재료의 다양성과 질감을 최소화하고 건축물 전체에서 보이는 이 과감한 연출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이러한 질감과 색감은 어떻게 연출할 수 있을까?
건축물의 외장을 붉은색으로 표현할 수 있는 재료는 한정적이다. 디스케이프의 마감재는 스타코 마감을 사용한 것처럼 보인다. 스타코는 석고를 주재료로 하여 도료를 섞어 만든 재료인데, 도료를 섞기 때문에 구현할 수 있는 색감이 정말 다양하다. 우리나라처럼 장마철과 4계절이 있는 기후에선 오염이 되거나 색이 바래는 경우가 많아 시공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스타코 재질의 자세한 시공법과 사례는 따로 한번 다룰 예정이다.
자연채광과 최소한의 조명
디스케이프 1층에 진입하면 다른 카페와는 다르게 화려하거나 밝은 조명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어둡다는 느낌보다는 눈이 편안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바닥 레벨에 가깝게 위치해 낮게 설치된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채광, 벽등, 천장의 간접조명은 디스케이프 내부 분위기를 은은하게 만들어주는 요소이다.
동그란 천창
디스케이프는 내부에 자연채광을 들이는 방식이 다양하게 설계되어 있다. 최소한의 조명을 대체하기 위해 설계자는 다양한 개구부를 계획하였고, 그중 인상 깊었던 장치는 동그란 천창이다. 천창은 단순하게 빛을 들이는 방식이라기보다는 내부 공간의 깊이감을 더해주고 분위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루프탑으로 나가는 출입문에도 네모난 모양으로 3개의 개구부를 두었는데, 개구부를 뚫고 들어오는 강렬한 자연채광은 내부 붉은색의 마감재와 강한 대비를 이루어 극적인 효과를 연출한다.
긴 복도와 원형의 공간
2층에 올라서면 기이한 형태의 공간이 보인다. 이 공간은 긴 복도를 통해 진입하게 되어있는데, 개인적으로 들었던 생각은 호리병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살짝 받았다. 원형의 공간은 가장자리를 따라 배치된 테이블 구조 때문인지 카페라기보다는 미술관 같은 전시시설의 느낌을 주었다.
붉은색 오브제와 치즈냥이
디스케이프는 각각의 소품에도 많은 신경을 썼는데 내부에 배치된 소품들도 마감재의 색감처럼 붉은색 톤을 갖고 있다. 사소하지만 이러한 통일된 요소들이 이 공간의 격을 올려준다. 충분한 여유를 즐기고 건물에서 나오다 보면 귀여운 치즈냥이를 만나 볼 수 있다.
마무리
한적한 교외지역에서 신축 건축물이 들어설 때 가지는 자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주변 컨텍스트와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건축물
2. 주변 컨텍스트를 압도할 만한 강한 존재감의 건축물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는 정답은 없지만 분명 사람들마다의 호불호는 존재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주변 컨텍스트와 융화되는 건축물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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