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rchitectural Archives

경상북도 영주 사찰_부석사

영주 부석사

경상북도 영주에 위치한 부석사는 신라시대 문무대왕에 세워진 화엄종 사찰로 대한민국의 국보 제18호이다. 가장 유명한 건축물로는 고려시대 건축물인 무량수전이 있다. 2018년에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다.

 

진입과 계단

부석사의 진입로는 상당히 가파르다. 평일 낮에 방문했음에도 부석사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아마 단풍구경을 온 사람들인 것 같다. 위의 문은 조계문으로 이 영역부터 아미타불이 지키는 극락세계 초입이 시작된다.

오르는 경사로에는 노랗게 은행나무들이 물들었고 중간중간에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도 있다. 오르는 길이 가파랐음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좋아서 운치를 즐기기 좋았다.

소수서원에서도 마주했던 당간지주이다. 절의 입구에 행사가 있는 날 깃발을 달아두는 용도로 사용된다.

 

부석사 천왕문

천왕문 외벽에 칠해진 강렬한 색채화 노란 은행나무 잎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천왕문에는 사천왕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아미타불을 마주하기 전 방문자들은 천왕문을 지나면서 모든 악귀를 씻고 청정도량이라는 신성관념을 가지게 하려는 뜻이 있다.

내부에 자리한 사천왕들은 상당히 인상이 좋지 않다. 악귀를 쫓으려면 저 정도 인상은 필요한가 보다. 조사를 해보니 부석사 천왕문의 사천왕은 왜구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고 한다. 병자호란과 임진왜란을 겪은 민중들의 아픔이 사천왕상 악귀에 반영된 셈이다.

부석사 석축 축대는 얼핏 보면 그냥 막 쌓은 축대로 보이지만 모든 돌의 크기가 제 각각이며 빈틈이 없다. 고구려, 백제와의 치열한 항쟁을 하며 익힌 성 쌓기 기술이 부석사 석축 축대에도 사용된 듯하다.

 

부석사 범종각

경사를 따라 더 진입하다 보면 부석사의 2개의 누각 중 하나인 범종각이 나온다. 범종각의 정면은 사실 진입을 하는 경사방향이 아닌 좌우측 방향이 정면이라고 한다.

 

범종각이 정면을 향하지 않고 좌우측을 향하고 있는 까닭은 부석사 전체 배치와 연관이 있다. 부석사는 소백산맥을 향해 앉아 있는데, 범종각까지 정면을 향하고 있으면 건축물 전체가 무거워 보인다. 따라서 범종각을 옆으로 돌려 건축물이 전반적으로 비상하는 느낌을 주고 있다.

부석사의 누각은 두 차례 진입을 할 시 누하진입을 하게 되어있다. 누하진입이란 방문자들이 진입을 하며 누각 아래로 들어가는 것인데 경사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몸이 저절로 숙이게 된다. 부처님에게 점점 가까워질수록 경건하고 자세를 낮추는 의미가 들어있다.

 

부석사 안양루

부석사 범종각을 지나면 부석사 안양루가 등장한다. 부석사에 위치한 2개의 누각 중 하나이며, 윗부분과 아랫부분의 편액이 다르며 윗부분은 안양루, 아랫부분은 안양문이라고 쓰여있다.

안양루도 범종각과 마찬가지로 누하진입을 하게 되어있으며 두 개의 편액의 차이가 있는 이유는 하나의 건축물이 누각과 문이라는 2중 기능을 부여한 것이다.

 

안양은 극락이라는 의미로 극락세계에 이르는 입구를 상징한다. 따라서 극락세계로 들어가는 문인 안양루를 지나면 바로 극락인 무량수전이 나오는 것이다.

안양루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부석사를 오르며 지나쳤던 여러 건물들의 지붕과 소백산맥이 한눈에 들어온다. 소백산맥이라는 큰 자연경관이 마치 부석사의 앞마당인듯하다. 이곳은 부석사 전체에서 가장 뛰어난 경관을 가지고 있다.

 

무량수전 

부석사의 주불전으로 아미타여래를 모신 전각이다. 무량수전의 건축 양식은 고려 후기보다 약 100년 정도 앞선 13세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내부는 사진이 금지되어 있으며, 어두운 분위기에 부처님상이 위치하고 있어 저절로 경건한 마음이 든다.

무량수전 정면에서 받는 위압감도 좋지만 소백산맥을 바라보는 경치가 정말 좋다. 한낮에 방문해서 눈이 많이 부셨지만 시원하게 열린 산과 하늘은 잡념을 잊게 해 준다.

 

땅에서 뜬 돌_부석

부석사의 이름을 직역하면 '땅에서 뜬 돌'이라는 뜻인데, 이는 부석사를 창건할 때의 설화와 관련이 있다. 무량수전 좌측에 위치한 바위에는 부석이라는 음각이 새겨져 있다.

부석에서 내려가다 보면 부처님 석상이 위치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바위에 동전을 붙여놓았다. 높은 고지대에서 소백산맥을 바라보고 있는 부처님의 표정이 참 평안해 보인다.

 

기와로 이루어진 경계

무량수전에서 내려가는 길은 정면으로 내려가도 좋지만 측면에 위치한 부석을 지나가는 경사로가 있다. 조경공간과 만나는 경계 부위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주춧돌 위에 기와를 얹어놨다. 건축물의 연장선상에서 마감을 통일시키는 것은 많이 봤지만, 길게 형성된 경계석은 스케일을 줄여놓은 건축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부석사 삼층석탑

사진 상은 1개의 석탑만 보이지만 총 2개의 석탑이 마주 보고 있다. 전체적으로 높지는 않지만 훌륭한 비율을 보여주고 있으며 통일 신라 후기의 석탑 양식이라고 한다.

 

마무리

영주 고적 답사로 다녀온 부석사는 가을에 방문하기 너무 좋은 장소였습니다. 건축학도들에겐 너무나도 친숙하지만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좋지 않아 방문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방문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꼭 날씨가 좋은 봄이나 가을에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경사가 꽤 높긴 하지만 못 오를 정도도 아니고 중간중간 벤치들이 있어 휴식을 할 수 있으니 가을에 방문하셔서 이쁜 단풍 구경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건축물도 건축물이지만 전체적으로 보이는 시퀀스나 길들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