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분실
서울특별시 용산구에 위치한 대공분실은 대한민국 경찰청 산하의 대공 수사 기관이었다. 1976년 김수근 선생님에 의하여 설계되었다.
설치 당시 목적은 북한의 남파간첩과 국가보안법 위반자 등을 취조하고 심문하기 위한 장소였지만,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 인사에 대한 고문이 자행됐던 곳이다.
김수근 선생님께서 독재정권 시절 국가사업과 관련된 건축 설계를 도맡아왔다. 대표적으로 워커힐호텔, 자유센터와 타워호텔, 세운상가 등이 있지만, 이 중 가장 논란이 많이 된 사업은 바로 남영동 대공분실이다.
물론 실제 건축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인과가 있었는지, 건축가의 의도가 반영이 된 것인지, 실제 그 용도를 알고 설계를 하였는지에 대해서는 현재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포스팅 장소로 선정한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아픈 역사를 딛고 다양한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게 하기 위함이다.
육중한 철문
남영동 대공분실로 연행되어 온 사람들은 정문에 설치된 철문과 마주하게 된다. 철문이 열리고 닫힐 때 내는 기계음은 탱크나 전차 같은 소리가 났으며, 이는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큰 공포감을 조성한다.
출입구의 위치와 용도
대공분실 주 동에는 대표적으로 2개의 출입구가 있다. 전면에 보이는 출입구가 있음에도 건물 후면에 따른 출입구가 위치하고 있다. 그 이유는 뒷부분의 출입구는 보통 연행된 사람들이 들어오는 동선으로 외부에서 쉽게 노출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건축물 뒷부분에 위치하고 있기도 하지만, 곡선으로 말아들어가는 형태의 벽돌로 인해 계단이 없었다면 출입구로 인지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나선형 계단과 사람의 심리
나선형 계단은 실제 건축가들이 매우 좋아하는 형태의 계단이다. 원형으로 돌아가는 계단은 조각품이나 오브제 처럼 보여 인테리어 요소로도 많이 쓰인다. 하지만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나선형 계단은 다소 충격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건축물 후면에 위치한 출입문에 들어서면 연행된 사람들은 눈이 가려진 채 나선형 계단을 오르게 된다. 실제 나선형 계단은 원형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눈을 가리고 오르고 내릴 경우 방향감각을 상실한다. 계단 디딤판을 밟을 때 들리는 청각만이 유일한 감각으로 위로 오르는지, 아래로 내려가는지, 몇 계단을 올라섰는지 알 수 없게 되며 사람에게 극도의 공포감을 조성한다.
5층 조사실과 복도
5층에는 10개가 넘는 조사실의 중복도 형식으로 배치되어 있다. 2000년대 초반 리노베이션이 되어 원형을 보존하고 있지는 않지만 공간에서 보이는 것은 명확하다. 각 조사실은 복도를 따라 약간씩 엇갈리게 배치되어 있다. 문이 열리고 닫힐 때 연행되어 온 사람들끼리의 시선 교류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또한 조사실 내부는 유독 창문이 굉장히 세장한 비율로 설계되어 있다. 이는 고문에 시달리던 피해자들의 탈출을 막기 위한 크기로 계획되어 있다.
514호와 515호
5층에 위치한 514호와 515호는 다른 조사실에 비하여 공간이 넓다. 그 이유는 바로 이 공간에서 전기 고문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내부 벽면은 내부에서 발생되는 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흡음판이 부착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박종철 열사와 509호
남영동 대공분실은 2000년대 초반 리노베이션이 되었지만, 유일하게 공간의 원형을 보존한 곳이 있다. 바로 509호이다. 내부의 크기는 대략 10제곱미터, 3평 내외로 굉장히 협소하다. 1987년 박종철 열사께서 이 방으로 연행되어 지독한 물고문 끝에 서거하셨다. 이 역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바로 1987이다.
마무리
남영동 대공분실은 공권력의 고문 시설이었으며, 많은 아픔이 있는 장소입니다. 이 장소가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져 아픔을 기억하고 잘못된 역사가 바로 잡혀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합니다.
현재 남영동 대공분실은 민주인권기념관으로 바뀌어 사용되다가 2024년 새로운 민주인권기념관 개관을 위해 휴관 중입니다.
아래는 민주인권기념관 메인 주소입니다. 해당 홈페이지에선 기념관에 대하여 더욱 자세한 설명과 자료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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