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추미술관
지추 미술관은 일본 시코쿠 가가와현의 나오시마 섬에 위치하고 있다. 1960년대 금속제련 공장이 폐쇄된 후 오랫동안 방치된 나오시마는 안도 다다오와 함께 예술의 섬으로 거듭났다. 처음 안도다다오가 지추미술관의 대지를 보고 들었던 생각은 이 섬을 훼손시키지 않고 최대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건축물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땅 속 미술관
지추라는 이름은 지중(地中) 즉, 땅 속을 의미한다. 항공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지중미술관은 나오시마라는 섬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보다는 자연과 지형을 존중하여 땅 속에서 기하학적 형태를 띠는 표식으로써 모습을 드러낸다.
빛과 보이드
미술관 자체가 땅 속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는 마치 동굴처럼 어둡다. 안도다다오의 건축 특징 상 빛과 어둠의 대비가 필요한데, 마침 땅속에 위치한 건축물은 안도 다다오가 극적인 효과를 연출하기 정말 좋은 공간이었다. 항공사진에서 확인했던 기하학은 보이드 공간으로 전시실의 동선을 연결하고, 내부에 자연 채광을 들이고, 땅 속의 많은 습기를 환기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선형의 긴 관람 동선과 감동의 공간
지추미술관의 큰 특징은 긴 동선을 따라서 중간중간에 전시실과 보이드 공간들이 교차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전시실을 이동할 때 관람객들은 명과 암의 대비를 계속해서 느낄 수 있다. 반복되는 빛과 그림자의 대비에 익숙해질 때쯤 관람객들은 하이라이트 공간을 맞이하게 된다.
바로 월터 드 마리아라는 전시실이다. 천창으로 들어오는 풍부한 채광, 날 것의 거친 느낌을 풍기는 노출 콘크리트, 그리고 한가운데 위치한 어딘가 권위적이면서 묵직한 조형물은 이 공간에서 진한 여운을 만들어낸다.
평면도와 단면도
평면도에서는 복도와 보이드, 전시실이 선형으로 연결되어 있다. 평면도에 표시된 숫자는 각각의 프로그램을 의미하며 각각의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1. 입구 및 로비 / 기념품 샵
2. 안내데스크
3. 오피스
4. 보이드(오픈공간)
5. 로비(복도)
6. 화장실
7. 기계실
8. 관장실
9. 사각형 코트(보이드)
10. 제임스 터렐관
11. 클로드 모네관
12. 카페
13. 삼각형 코트(보이드)
14. 전실(입구)
15. 월터 드 마리아관
빛의 마법사 제임스터렐
지중미술관에는 자연채광과 인공조명을 재료로 삼아 설치 미술을 하는 작가의 공간이 있다. 제임스터렐은 빛과 우리 눈으로 들어오는 시각적 왜곡을 소재로 삼아 신비롭고 황홀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우리나라 원주의 뮤지엄산에도 관람 맨 마지막 부분에 제임스터렐 관이 있으니 꼭 방문하기를 바란다. 제임스터렐 관에서는 4계절 내내 다른 색감과 모습의 빛을 느낄 수 있다.
마무리
자칫 모더니즘 건축은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도다다오는 모더니즘의 단순한 형태를 자연 요소와 대비시켜 극적인 효과를 연출해 내는 멋진 건축가입니다.
실제 정규 건축과정을 배우지도 않았고, 건강상의 이유로 큰 수술을 5번이나 받았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전 세계에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마음껏 뽐내고 있습니다.
안도다다오의 작품 중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골라 추후 또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아마도 직접 방문해 본 원주나 제주도 프로젝트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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